급성 췌장염 

 Acute pancreatitis 


  •  급성 췌장염이란? 

급성 췌장염은 담석, 음주, 고지혈증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췌장의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세포가 손상되면서 췌장에 국소적 염증이 발생하고, 심해지면 췌장 주변 조직과 다른 장기까지 손상을 초래하는 급성 염증성 질환을 말합니다. 대부분 경증으로 합병증 발생 없이 회복되지만 약 20%에서는 중증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  급성 췌장염의 증상 

급성 췌장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상복부의 급성 통증입니다. 90%의 환자가 명치와 배꼽 주변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40-70%는 통증이 등 뒤로 퍼져나가기도 합니다. 복통의 특징은 시작과 동시에 30분 안에 빠르게 최고조에 이르고, 참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유발하며 호전 없이 24시간 이상 지속됩니다. 바로 누우면 증상이 심해지지만 몸을 구부리면 복통이 조금 나아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급성 췌장염으로 쇼크 상태가 되면 혈압이 떨어지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는 빈맥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염증이 진행하면서 췌장뿐만 아니라 주변 조직을 괴사시키는 괴사성 췌장염으로 발전하기도 하는데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한 상태입니다.


  •  급성 췌장염의 원인 

급성 췌장염의 대표적인 원인은 음주와 담석으로 이 두 가지가 약 80%를 차지합니다.
급성 췌장염의 발생 빈도는 그 지역의 알코올 소비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알코올 섭취량에 비례해서 췌장염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알코올 중독 병력이 있는 경우에 급성 췌장염의 위험이 4배까지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두 번째로 흔한 원인은 담석증인데, 담낭 안에 있던 담석이 밖으로 빠져나와 담도를 따라 내려오다가 췌장관과 담도가 합류하는 부위를 담석이 막으면 급성 췌장염이 발생합니다. 담석이 큰 경우에는 담낭을 잘 빠져나오지 않는 반면, 췌장염을 일으키는 담석은 대부분 3mm 이하로, 보통 작은 담석들이 문제를 일으킵니다.
한편 최근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고중성지방혈증으로 인한 급성 췌장염은 2-5% 정도로 추정됩니다. 고중성지방혈증으로 인한 췌장염 환자는 대부분 중년 남성으로, 고중성지방혈증 이외의 위험인자인 당뇨, 과음, 비만 등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기생충이나 바이러스 감염, 유전질환, 내시경적 역행성 췌담관조영술(ERCP)의 합병증으로 급성 췌장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  급성 췌장염의 진단 

급성 췌장염의 진단은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혈액검사로 췌장 효소(아밀라아제, 리파아제) 수치가 상승했는지, 그리고 염증을 시사하는 소견인 백혈구가 증가했는지를 확인합니다. 복부 초음파나 CT, MRI로 췌장과 주변 조직의 상태를 살피고 담석 여부를 확인합니다. 이 중에서도 급성 췌장염 평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유용한 검사는 복부 CT이며, 내시경적 역행성 췌담관조영술(ERCP)도 진단과 치료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  급성 췌장염의 치료 

급성 췌장염 환자의 약 80%는 경미한 췌장 손상을 보이며, 대부분 보존적 치료만으로 합병증 없이 회복합니다. 하지만 10-20%의 환자는 여러 합병증을 동반한 중증 췌장염이 발생하고, 이런 경우 사망률이 30%까지 증가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급성 췌장염의 치료는 원인 제거와 보존적 치료로 나눌 수 있숩니다. 음주가 원인이면 금주하고, 담석이 원인이라면 내시경이나 수술을 통해 담석을 제거해야 합니다. 보존적 치료로는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췌장을 쉬게 할 목적으로 금식하며, 염증 자체로 인한 수분 손실과 금식에 따른 영양공급을 위해 정맥으로 수액과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수액 요법은 증상 발현 12-24시간 이내에 적극적으로 시행되어야 효과적입니다. 급성 췌장염에서 동반되는 통증은 강도가 심하며 지속적이어서 진통제 투여를 통한 적극적인 통증 조절이 필요합니다. 주변 조직의 괴사가 있으면서 감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괴사된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  급성 췌장염의 예방 

급성 췌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주가 가장 중요합니다. 급성 췌장염으로 치료를 받은 후에도 음주를 지속하면 췌장염이 재발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담석증을 진단받았을 때는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면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황호경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