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STORY 

노년의 심장판막, 

가장 유리한 재생의 길 찾는다

환자에게 공감력을 높이며 심장에 새롭게 힘을 불어넣는 홍그루 교수

심장은 분당 4리터의 혈액을 뿜어낸다. 그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조절하는 4개의 심장판막. 수십 년 동안 정확하게 그 일을 해내던 판막은 낡고 너덜너덜해지고 찌그러들어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수선을 하든, 교체를 하든 판막의 정상화를 만들어내는 홍그루 교수(심장내과)는 치료의 방향성을 '함께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심장판막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팀 어프로치가 중요합니다. 환자, 환자의 가족, 전문 의료팀이 머리를 맞대고 어떤 치료를 하는 것이 환자에게 가장 좋은지 결정합니다. 가장 위험 부담이 적고 안전한 길을 찾는 거지요.“

에디터 이나경 포토그래퍼 최재인

홍그루 교수 프로필 바로가기 


심장병 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먼저 떠오르는데, 판막에도 문제가 많이 생기나 봅니다.

심장판막 중 대동맥판막은 하루에도 10만 번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합니다. 평생 그 일을 해왔으니 자연히 나이가 들면 문제가 생기는 거지요. 요즘 같은 고령화 사회에는 심장판막질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기 판막을 끝까지 쓰면 제일 좋겠지만, 고장이 나면 수술, 시술, 약물치료 등을 통해 판막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자동차 엔진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죠. 문제가 있는데도 차가 움직인다고 계속 쓰다 보면 엔진에 과부하가 걸려 결국 작은 부품 하나 때문에 전체 엔진이 망가지고 고칠 수가 없게 됩니다. 또 조금 문제는 있어도 사용하는 데 큰 지장이 없는 부품을 불필요하게 손을 대서 오히려 좋은 엔진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경우도 있고요. 따라서 언제 어떻게 고칠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심장판막이라면 당연히 문제를 발견했을 때 바로 손을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선 문제가 생긴 판막을 지금 치료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지 심장내과 판막질환 전문의에게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만이 방법이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가슴을 여는 수술을 하지 않고 시술하거나 약물치료를 하는 등 수술 외에 여러 방법들이 있어서 정확한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합니다. 한때는 처음 만난 의사의 뜻대로 치료 방침, 즉 수술할지 시술할지를 일방적으로 결정해주는 분위기였다면, 요즘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진, 그리고 환자와 보호자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치료 방향을 결정합니다. 심장판막질환은 특히 수술, 심장영상, 심장시술, 마취 등 전문의로 이루어진 팀 어프로치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나이, 경제적인 상황 등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기 때문이지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꼭 강조하시는 내용이 있으시다면서요.

우리 팀에서 시술한 분들 가운데 가장 연세가 많은 분은 103세 환자입니다. 지금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세요. 90세가 넘으신 분도 부분 마취로 시술을 통해 판막을 교체하거나 고칩니다. "내가 너무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 받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버리라고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80세, 90세가 되어도 정상적인 활동을 하시는 분이라면, 판막질환으로 생기는 문제들은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심장 전문의들은 수술과 시술을 놓고 환자에게 미치는 이득과 위험을 철저하게 따집니다. 80세 이상에서는 가슴을 절개해 심장을 멈추고 인공판막을 넣는 수술의 위험성이 커서 가급적 시술로 정상적인 삶이 가능하게 합니다. 시술 방법도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I), 승모판막 클립 시술, 풍선 확장술 등 다양합니다.


판막을 교체하는 수술부터 다양한 시술 방법까지 다 있다면 심장판막질환의 문제는 극복된 거라고 볼 수 있나요?

극복해가는 과정 중에 있지요.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은 이미 TAVI 시술을 시작한 지 10년 이상 되었고, 대동맥판막 협착증뿐만 아니라 폐동맥판막 협착 및 역류증에서도 시술을 통해 판막을 치환하고 있으며, 향후 대동맥판막 역류증에도 TAVI 시술을 적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고난도 시술인 경피적 승모판막 클립 시술(Mitral Clip)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고요. 향후 삼첨판막 역류증 등 다른 난치성 판막질환들도 수술하지 않고 점점 더 시술로 치료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짝이 고장났는데 어느 정도까지는 수리해서 쓰는 것이 좋지만, 정도를 벗어나서 완전히 망가지면 새 문짝으로 교체하는 것이 제일 좋잖아요. 결국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는 수술이지만, 수술 자체의 부담과 위험이 높은 고령이라면 시술을 선택하는 거죠. 예를 들어 60대 환자라든지, 아주 정정한 70대에 기대 여명이 20년 이상 남아있는 경우에는 수술에 따른 위험성이 낮기 때문에 향후 교체한 판막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생각한다면 수술을 통한 판막 교체술이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 여명이 10년 안쪽이라면 안전하고 덜 위험한 시술이 낫지요.


의사로서 의사답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곧 환자의 상황에 공감하며 거기에 맞는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겠죠.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언제나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고 진취적으로 도전하면서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또 다른 전문 진료 분야인 비후성 심근증과 파브리병은 어떤 병인가요?

비후성 심근증이란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경우로,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근육은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젊은 사람, 특히 운동선수들이 급사하는 가장 많은 원인으로 알려진 심장병으로, 주로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50% 확률로 유전되기 때문에 집안에 비후성 심근병증이 있거나, 원인 모르게 급사한 분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파브리병은 우리 몸의 세포 내에서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유전적으로 아예 없거나 효율이 떨어져 비정상적인 당지질이 세포에 계속 쌓여 세포가 커지고,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병입니다. 10년 전부터 세브란스병원에서 비후성 심근증 및 파브리병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고, 2022년부터는 세브란스 파브리병 공개 강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환자를 보셨으니 기억에 남는 분들이 제법 되시겠네요.

80대 후반의 농사짓는 어르신이 숨이 차서 오셨는데, TAVI 시술을 제안하자 비용이 부담된다며 안 받으셨어요. 그런데 얼마 후 일하다 쓰러지셨고, 다행히 일찍 발견되어 세브란스병원으로 후송되셨습니다. 바로 응급 TAVI 시술을 받으셨고, 구순이 지난 지금도 농사 지으며 아주 잘 지내고 계세요. 80대의 한 분은 판막질환으로 꼼짝도 못한 채 병원에 입원 중이셨는데, 승모판막 클립 시술을 받고 이틀 만에 퇴원하셔서 지금은 하루에 만 보씩 걸으실 정도로 완전히 달라지셨어요. 평소에 건강하게 지내다 판막 문제로 숨이 차서 누워만 있던 분들이 시술을 받고 다시 정상적으로 활동하시는 사례는 너무 많습니다.


교수님은 어떤 마음으로 환자들을 만나시는지 궁금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하는 사람답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의사니까 의사답게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의업의 길을 선택한 후에는 환자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 심장내과를 전공했고요. 의대생 시절부터 관심사가 참 다양해서 학생회, 사진반, 교지 편집 등을 즐겼고, 라켓볼이나 스키 같은 운동으로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유지하고자 힘썼습니다. 미국 연수 때는 미국 의사 사회에서 네트워크를 쌓는 데 라켓볼 덕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 다양한 활동과 사회적 경험들이 환자들을 만나고 공감하는 데 큰 장점으로 작용하더라고요. 의사에게 소통 능력은 정말 필요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후배 의사들에게도 국제 연구, 학문적 네트워킹, 운동, 학회 발표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권합니다.



명의의 특강

심장판막질환

낡고 망가진 심장 내부의 문, 정확한 심장 기능 평가가 치료의 첫걸음

심장판막질환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증가할 수밖에 없는 질환으로, 최근에는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진단 기법의 발전으로 조기 진단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치료 기법이 개발되어 치료 성공률도 높아졌습니다.

글 홍그루 교수(심장내과)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심장질환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장질환의 종류는 예전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관상동맥질환과 선천성 심장병이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심장판막질환과 심부전증 등 노화와 관련된 질환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혈액 역류를 막는 심장 내부의 문

심장은 주먹 크기의 근육으로, 쉬지 않고 분당 4리터의 혈액을 펌프질해 온 몸에 깨끗한 혈액을 공급합니다. 인체 곳곳으로 흘러간 깨끗한 혈액은 각 조직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조직의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여 다시 심장으로 돌아옵니다. 이후 폐로 전달되어 다시 깨끗한 혈액으로 전환됩니다. 이러한 순환 및 정화 작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심장은 4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방과 방사이에는 판막이 존재합니다. 판막은 심장 내에서 혈액이 섞이지 않고 한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각 방사이의 문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집에도 현관문, 안방문 등 여러 개의 문이 존재하듯이, 심장 내에도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의 승모판막,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의 대동맥판막,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의 삼첨판막, 그리고 우심실과 폐동맥 사이의 폐동맥판막이 있습니다. 이러한 판막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심장판막질환이라고 합니다.


제대로 열리지 않거나, 닫히지 않거나

심장판막의 기능 이상에는 판막이 완전히 열리지 않아 혈액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는 협착증, 그리고 판막이 닫혀야 하는 순간에 완전히 닫히지 않아 혈액이 틈새를 통해 반대 방향으로 역류하는 폐쇄부전증이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하나의 판막에 협착증과 폐쇄부전증이 모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심장판막에 선천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고, 태어날 때는 정상이었으나 후천적으로 판막 이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후염을 일으키는 세균 감염 이후 나타나는 류마티스열에 의한 판막 손상이 후천적 판막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었습니다. 그러나 항생제의 사용, 영양 개선 등으로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류마티스열에 의한 판막질환은 줄어들었으며, 현재는 노화에 따른 퇴행성 판막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피로감, 운동 시 호흡곤란

판막질환은 어느 정도 진행하기 전까지는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병원에서 우연히 청진을 받다가 심잡음이 들려 진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심부전증, 부정맥 등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진행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심장판막질환의 공통적인 증상은 심장의 효율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피로감과 운동 시 호흡곤란입니다. 판막질환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심장기능까지 저하되면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숨찬 증상을 느끼게 되고, 심하면 누워 있기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기도 합니다. 또 조금만 움직여도 맥박이 빨라지거나, 부정맥이 발생해 맥박이 불규칙해지기도 하며, 이로 인한 두근거림이나 가슴이 답답한 느낌, 호흡곤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동맥판막이 좁아져 있으면 좌심실에서 심장이나 뇌를 비롯한 전신으로 피를 전달하는 데 문제가 발생해 가슴 통증이나 어지러움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실신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심장판막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몸이 부어 체중이 증가할 수 있고, 종아리와 발목을 누르면 누른 자국이 오래 남는 증상이나 탈수감, 배가 부른 느낌, 소화가 잘 안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심장판막질환을 진단받았다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정밀검사와 진찰을 받아 심한 정도와 부위를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도록 합니다. 간혹 나이가 많다고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있는데, 요즘은 시술적 치료가 발전해 고령이어도 치료가 가능하며, 지속적인 검진과 관리로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심초음파검사, 판막질환 진단에 필수 검사

심초음파검사는 판막질환의 정도와 유무를 정확히 판별하는 데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검사 방법입니다. 경흉부 심초음파검사와 경식도 심초음파검사가 있으며, 이들 검사는 각 심방과 심실의 운동 모습과 크기, 판막의 모양과 열리고 닫히는 모습을 분석합니다. 환자의 가슴 외부에서 검사를 하기 때문에 비교적 간편하며, 심장의 크기, 심실 기능, 그리고 판막 이상의 유무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초음파가 갈비뼈와 폐를 통과해 심장에 이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심장판막의 모습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식도에 내시경처럼 생긴 관을 넣어 심장을 검사하는 경식도 심초음파검사도 있습니다. 내시경을 통해 초음파를 심장 바로 뒤에 있는 식도 안에 위치시켜 검사를 진행하여 심장판막의 구조와 손상 정도를 3차원 영상으로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추가적으로 CT나 MRI를 활용하여 심장, 판막, 주요 혈관, 그외 구조(심낭)의 기능과 해부학적 모습을 평가하고 심장판막질환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심초음파검사만으로는 정확한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다리나 팔의 혈관을 통해 심장 내부에 가느다란 도관을 삽입해 각 심방과 심실의 압력, 산소 포화도 등을 측정하는 심도자검사를 시행하여 최종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판막 이상 있다고 무조건 치료하지는 않는다

경증의 심장판막질환은 대개 큰 문제가 없으며, 중등도 이상일 경우에는 정밀한 평가를 통해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합니다. 심장판막질환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별다른 문제가 없고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1-2년마다 심초음파검사를 시행하여 판막 손상의 진행 정도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중증의 심장판막질환의 경우 많은 환자들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도 수술을 받기도 하지만, 의외로 많은 환자들이 아무런 증상 없이 잘 지낼 수 있습니다. 이런 무증상의 환자들은 심초음파검사를 통해 심장기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심장의 크기가 크게 증가한 경우에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단지 심장판막에 이상이 있어도 모든 환자들이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정확한 심장기능 평가 후에 신중하게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합니다.


고령 환자는 시술로 보다 안전하게

심장판막 이상이 있지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판막의 손상으로 인한 심장 구조의 이차적인 손상을 줄이고, 호흡 및 관련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수술은 심장판막질환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으로, 마치 집에서 고장난 문을 새로운 문으로 교체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개심술은 전신마취 상태에서 진행되며, 심장을 정지시킨 후 심장을 열어 환자의 판막을 성형하거나, 환자의 판막을 완전히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 판막을 이식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시행됩니다. 인공판막으로는 돼지의 판막이나 소의 심장을 가공해 만든 조직판막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계판막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80세가 넘는 고령의 심장판막 환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령의 환자에서 개심술을 통한 심장판막 수술은 위험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개심술을 하지 않고 부분마취나 수면마취 후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할 수 있는 타비(TAVI, 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시술과 승모판막 클립시술이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술은 전신마취와 개심술 없이 판막질환을 치료할 수 있으며 회복이 빠르며 90세 이상의 고령환자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술에 비해 완벽성과 내구성이 떨어지고, 비용이 더 비쌀 수 있으며,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수술과 시술은 각기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반드시 경험 있는 심장판막 전문의와 상담하여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판막센터는 판막을 전문으로 하는 심장영상 전문의를 비롯해 심장혈관외과, 중재시술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 고난도의 심장판막 수술과 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수술 전후 체계적인 관리와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의사들을 교육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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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과 체중 조절 

사람의 생명이 유한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열고 닫히는 심장판막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능이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심장판막을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과 체중의 적절한 조절입니다.

집에 있는 문을 예로 들면, 자주 열고 닫으면서 사용한 문은 오랫동안 사용한 문보다 빨리 마모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혈압과 맥박의 조절은 심장판막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줍니다. 혈압이 잘 조절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 심장판막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심장판막 질환으로 치료나 관리 중일 때는 너무 힘든 활동을 피하고, 발치나 침습적 치료를 받을 경우 감염성 심내막염이 합병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관리 방법들이 심장판막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홍그루 교수

심장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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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세브란스병원> 2024년 7월호